서점에 갔더니 검은 책 표지가 유독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뭘까? 하고 책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보였다. 코 위로만 사진에 나와서 수염이 없었지만 누군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바로 방송인 유병재였다.
작은 키와 수염, 애매한 표정 등이 거의 트레이드 마크로 인식 될 만큼 캐릭터가 확실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예전에 '니 여자친구....'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뒤에 내용이 "못생겼어" 이다. 노래를 듣고 너무 웃겼던 기억이 난다. 그가 책을 냈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았다.
유병재의 농담집 블랙코미디 내용, 감상
첫 페이지의 내용을 보고 책을 놓을 수 없었다.
한 페이지에 단 두 문장을 첫 페이지로 둔 유병재 라는 사람에 대해서 더 궁금해졌다. 너무 웃기기도 했지만 그의 캐릭터를 아는 사람은 유병재의 표정을 상상하며 모두 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철학적이고 유쾌한 명언으로 생각한다.
유병재는 과거 그의 어록을 보면 블랙코미디라고 표현을 했다. 책 역시 블랙코미디라는 제목을 쓴다. 그의 세상을 보는 시각은 70년대, 사회적으로 힘든 세상을 허탈한 웃음으로 희화화 했던 문학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상이 비록 과거에 비해서 살기 편하게 바뀌었다고 하지만 인간의 내면에는 여전히 고통이 잔재하고 있다. 그런 점을 유쾌한 코미디로 표현을 했다.
유병재 개인이 볼 때 웃겼다 던 내용
"내가 구정에 죽어야 느이들이 제사 지내기 수월헐 텐디"
연륜이 담긴 해학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노력 만으론 갈 수 없는 영역. 진짜 농담.
우리는 그냥 평범하게 나이든 부모님의 하소연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을 유병재라는 사람은 아주 유쾌하게 진짜 농담이라고 표현하며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일상에서 평범하게 쓰이는 농담을 찾아내는 능력이 그의 재능이다.
개인적으로 웃겼던 내용
"마스크를 벗고 미세먼지를 마실 것이냐."
"마스크를 쓰고 내 입냄새를 마실 것이냐."
정말 웃긴 것은 제목이 바로 진퇴양난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웃긴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감상하는 내내 천천히 읽어보면 사회와 개인 사이에서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병재의 책 블랙코미디의 내용은 어느 한 곳도 빨리 읽어나간 곳이 없다. 물론 책에 글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집중해서 읽기는 오랜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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