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는 산중의 고요하고 정갈한 정취를 환기한다. 이 정취는 시인 정지용이 추구하고자 하는 동경을 반영한다.
산중에 비가 내리는 정경을 통하여 쓸쓸하면서도 정갈한 미학을 창조한다.
비/정지용
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바람
앞섰거니 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종종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
여울지어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돋는 빗낱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
#각 연이 제각각 독립적으로 해석이 되며,"멎은 듯 새삼 돋는 빗날" 이 부분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고 다른 연에서는 비가 오기 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1연의 돌, 2연의 바람, 3연의 새 등으로 산 중의 고요함과 적막함을 잘 표현한 시이다. 마지막 연의 붉은 잎에 비가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나며 이윽고 비가 그치자 바람도 산새도 모두 떠나버린 "밟고 간다"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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